
심연의 바다, 돛단배 하나…. 화면은 고요하고 평온한 일상의 내면으로 살며시 들어온다. 너울거리는 물의 리듬에 포용과 화해의 ‘명상(Meditation)’ 공간이 열린다. 수면에 비친 햇살, 쏜살같이 지나간 새떼의 잔영, 바람의 밀어가 휴식의 창(窓)을 두드리네. 거장 피아니스트 메나헴 프레슬러(Menahem Pressler)연주가 백미(白眉)인 슈만(Schumann) 곡 선율로 들어선다. 생(生)의 희로애락을 온 몸으로 껴안은, 모두를 비워 낸 후에야 비로소 들려오는 애틋함과 중후(重厚)에 전율하는 매혹의 숭고미!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의 양가적(兩價的) 서정미로 승화시킨 간결하고 다감한 심도(深度)의 음악에 늘 매료된다. 절제와 용서의 샘물같이 두터운 유대감으로 이뤄내는 배려의 하모니 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