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품을 말하다

〔Jo Hyang-Sook〕연상의 자율성을 확장( 데이비드 살르,David Salle, 趙香淑,조향숙,조향숙 작가,신표현주의,Neo Expressionism,기억,allegory)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5. 6. 14. 11:57

 

화가 조향숙

 

 

   

미국 신표현주의(Neo expressionism)화가 데이비드 살르(David Salle) 회화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중첩이지만 그 외에 이미지 차용 또한 대표적 특징임과 동시에 기억 이론과도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그는 두 개의 다른 원천으로부터, 그 원천들의 상호 관계 속에서 의미를 탐색하게 함으로써 복잡한 사유를 형성시키는 방식을 택한다.

 

사진, 영화스틸, 드로잉 등에서 복제된 인식 가능한 이미지는 전통적이고 관습화된 의미를 상쇄시키고 권위를 상실시켜 작품에 최소한 한 개 이상의 여러 의미들을 부여하게 만든다.

 

살르는 이미지의 조작, 병치, 중첩, 양식 변화 등을 통해 다의적인 의미를 유도하고 정보의 양을 증가시킴으로써 이미지들이 자체적인 일종의 알레고리(allegory)를 형성하게 만든다.

 

알레고리는 어느 사물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물에 의해서 암시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이라는 뜻이다.

 

 

 

   

    데이비드 살르 . Old Bottles, 1995, Oil and acrylic on canvas, 245x325cm,

 SAATCHI GALLERY, LONDON

    

 

 

이것은 데이비드 살르의 작품이 이전의 이미지를 채용하여 다양한 다른 이미지를 현재에 제시하면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베르그손의 순수기억이 이미지-기억으로 상기되는 과정과 흡사한 양상을 가지고 있다.

 

즉 과거의 기억이 어떤 계기로 현재화 됐을 때, 과거 그대로가 아닌 과거에 현재가 중첩되면서 이전 과거와는 다른 형태의 새로운 의미를 지닌 현재화된 과거를 갖게 된다. 이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문학적 특성과도 유사하다.

 

 

 

   

    조향숙 , , 2011,

Woodcut and Serigraphy on Chine Collé,

100x60cm

    

 

 

필자의 작업 또한 연관성이 없는 이미지의 병치와 조합을 통해 이질감과 낯설음을 불러일으켜 이미지에 대한 새로운 의미가 가능하게끔 한다.

 

전혀 관계없는 새장과 새, 불상 이미지, 그리고 하단의 상반신을 탈의하고 있는 여성의 이미지는 어떤 특정한 내용을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다의적인 의미를 갖게 한다. 종교나 자연, 에로티시즘 등과 같은 단일한 특성을 띠지 않고 작품을 모호하게 만들며 고전적인 의미로 도상들의 해석을 방해한다.

 

이미지들이 시간과 형식이 제거된 채 차용되었고 무작위적 배치와 여러 층으로 중첩됨으로써 화면 위에서 비의도적 상호 작용을 일으키도록 결합되어 있다. 이러한 부조화성은 관찰자의 경험과 의식을 교란시켜 연상의 자율성을 확장시키고 다의적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조향숙(趙香淑, Artist Jo Hyang-Sook)/미술학 박사(홍익대학교 대학원/from Hongik university, Ph.D)

 

 

 

출처=이코노믹리뷰 2013517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