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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연주자 신날새(Shin Nal-Sae) |평온의 여정에서 마주한 단아함(신날새, SHIN NAL SAE,해금)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5. 6. 8. 19:41

 

해금연주자 신날새(Shin Nal-Sae)   사진=이미화 기자

 

 

      

봄볕 산기슭 야생화향기 진동하네. 엄마를 기다리다 잠이 든 동생의 입술에서 떨고 있는 꽃잎 한 장. 찬란한 햇살아래 연분홍명주저고리 어머니 찔레꽃 덤불 저편서 손짓하네. 뜨거운 눈물 와락 치솟아 고개 숙이니, 입술을 깨물며 피어나는 하얀 꽃잎사이 낮달처럼 뽀얀 가락으로 넘어가는 아아 명주실 해금(奚琴) 애달픈 음()자리여!

 

   

곡조 따라 꽃잎이 팔랑인다. 기쁘면 활짝 피고 슬프면 오므려 숙연하다. 왼손으로 줄을 짚고 음정을 잡는다. 손가락으로 누르기도하고 흔들거나 주무르며 감싸기도 하니 서정적 선율의 농현(弄絃)이다. 실버들처럼 가냘프고 단아한 청춘의 그녀가 어떻게 애절하면서도 이렇듯 풍부한 소리를 빚을 수 있었을까. “해금음색은 사람의 목소리와 닮았다는 해금연주자 신날새(27).

 

서양악기처럼 소리가 꽉 차 있다기보다는 굉장히 소리의 여백이 드넓지요. 저마다 목소리가 다르지만 그러한 것까지 담아내고 품는 포용의 악기가 해금이라고 말했다. 고운소리 연주가로 정평이 나있는 그녀가 평소 악기와 교감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는 무엇일까.

 

해금의 서정적이고 감성을 자극하는 기본음색을 매우 중시합니다. 악기를 편안하게 껴안고 친구같이 마음을 풀어 놓을 때 가장 잘 발현(發顯)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도공(陶工)이 가마에 넣기 전 마지막 혼신을 다해 흙을 빚는 몰입의 손놀림처럼 저와 악기가 마음으로 먼저 소리를 빚습니다. 그러면 마치 한국화의 여백처럼 미완의 소리가 공중으로 흩어지고 심금을 적시며 흐른다라고도 했다.

 

 

 

   

 해금연주자 신날새

    

 

 

악기 음색의 특성상 아무래도 신나는 곡보다 서정적인 연주가 많을 텐데 관객반응이 궁금했다. “대중가요처럼 우레와 같은 박수는 드물어요. 다만 연주 후 관객들과 인사할 때 눈가가 촉촉이 젖어 해금 소리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네라고 할 때 보람을 느낀다라고 했다. 그녀에게 해금은 어떤 의미일까. “친구처럼 가까운 존재입니다. 늘 좋은 일만 있을 수 없듯 가끔 보고 싶지 않을 때도 있어요.(웃음) 그러나 친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오랫동안 옆에 있는 것처럼 품위를 지닌 우아한 향기 같다며 치켜세웠다.

 

연주자로서 대중과의 소통이 매우 중요한데 자신의 음악이 어떻게 전달되기를 바라고 있을까.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기교가 뛰어나고 실력이 좋아서 유명해지는 것도 좋지만 저는 이러한 공감을 더 중시합니다. 누군가 저의 음악을 통해 마음이 평안하고 친근하며 치유가 되는 것 같다라고 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 바로 마음의 쉼을 얻은 것이겠지요.”

 

 

 

 

 출처=-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1349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