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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박선영, ‘가족애’ 작품세계|사랑의 공명(Susan Park,서양화가 박선영,박선영,박선영 작가,Family)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4. 6. 18. 23:33

 

 Family-mood, 155x50cm acrylic on canvas, 2013

 

 

 

가도(街道)를 지나 포플러 한 그루 외롭게 서 있는 들녘서 바람에 날리는 듯 흑백사진 한 장 우연히 마주하네. 심중의 행로 구김 없는 그리움. () 바람 불던 어느 날 어떻게 하다 너무 외로웠던 시간 떠오른 영상(映像).

 

다른 듯 닮은 타원형(楕圓形)항아리 두 개. 목을 길게 빼고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안보는 척 나란히 앉은 연인. 그러다 누가 먼저 피식 웃으면 빙긋 따라하다 이마 한 점 빤히 쳐다보곤 다시 킥킥, 한 꽃 송아리이어라.

 

 

 

Male-Female, (155x50cm)x2 acrylic on canvas, 2013

 

   

 

천진난만 사랑스런 항아리여!

 

아침은 언제나 분주하다. 아빠는 출근준비, 아이 책가방도 돌봐줘야 하고. 잠시 휴식엔 영락없이 귀염둥이 강아지들이 맑은 눈동자로 꼬리를 살랑거린다. 하나가 말 잘 들으면 다 예쁘고 하나가 미워지면 모두 보기 싫지만 그러나 저절로 모여지고 모아져 있는 한 덩어리. 삐죽거리며 날카로운 것 같아도 다시 환기되며 살아가는 하 천진난만 내 사랑스런 항아리들.

 

친구의 진실한 비평(批評)은 세상을 더 깊게 바라보는 안목을 키워주고 공허의 자리에 새처럼 날아와 어느새 킥킥거리며 응어리 풀어주는 마법의 능력자라네. 한 친구는 낯선 이국(異國)에서 손녀를 얻었죠. 그렇지만 걱정이 없어요. 예쁜 애기도 서로 잘 돌봐주는 우리는 가족이라네.

 

 

 

Friend-ship, 155x50cm acrylic on canvas, 2013

 

 

 

진실의 은유 공감의 설득력

 

작가의 최근작들엔 가족의 사랑과 친구의 우정에 얽힌 일상의 재미난, 콧등 시큰한 그러면서 가슴 열어 껴안는 따뜻한 잠언(箴言)들로 가득하다. 수 항아리, 엄마아빠와 아이들 그리고 강아지가 한 가족인 우리들 주변 여느 가정(家庭)의 풍경이 담겨져 있다.

 

화면의 오방색은 가장 진실한 진액(津液)을 찾아가는 길이다. 가족(Family)이 인류공통어라는 점에서 색채의 길 위엔 사람들이 공유한 혹은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관계희망을 아우르는 은유가 미풍(微風) 속 잔잔한 물결처럼 번진다. 그것이 더욱 공감의 설득력을 제공한다.

 

갈수록 첨단도시자본화로 치닫는 시대. 무력감으로 힘들어 할 때 용기를 북돋아주고 에너지의 근원이 바로 가족이라는 점에서 박선영 작가의 교양적 회화 언어는 참 삶에 대한 계몽적인 서정의 아리아(aria)로 울려 퍼진다. 그 선율에 꿈을 일구고 아름다운 삶의 그림을 그리는 가족애의 소중함이 부드럽게 유영(遊泳)하는 물고기처럼 펼쳐져 있는 것이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문화전문기자 권동철(2014617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