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업은 기쁨과 슬픔의 감정들이 축적되면서 풀어지게 된다. 노동집약적으로 손과 마음이 일심동체가 되어야 세밀하고 깔끔하게 잘 이어진다. 패브릭아트(Fabric Art)는 물감대신 실을 재료로 하는 회화이다. 재료의 차별성에 대해 자부심이 큰데 나의 독자성을 믿으며 매일매일 실을 붙여 나간다.”
새싹이 발돋움하는 봄기운 완연한 맑은 날이었다. 경기도의정부시 회룡사(回龍寺) 인근 김성혜 작가 작업실을 찾았다.

‘실’과의 만남에 대해 물어보았다. “대학에서 전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원초적 느낌이 굉장히 강렬하게 다가왔고 어렸을 때 어머니가 이불을 꿰매던 실의 촉감기억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 후 타피스트리(Tapestry)를 뜨는데 나와 너무 잘 맞았고 계속 호기심이 일었다.”
텍스타일아트(Textile Art) 김성혜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공예과 졸업했다. 개인전 39회와 그룹전 300여회를 가졌다.

작업의 원칙과 철학에 대해 물어보았다. “거의 두문불출하고 매진해도 100호 한 점 제작에 3개월이 걸린다. 작업의 연속성을 함께하는 벗이 클래식과 차(茶)이다. 그것으로 틈틈이 여유를 갖는다. 간혹 작업을 해놓고 다음날 보면 성에 차지 않을 때가 있다.
다시 뜯어내고 반복해서 붙인다는 것은 치명적일 때가 있지만 한편으론 다시하면서 정신적 충만감을 느끼기도 한다. 마음의 평온과 인생사에 대한 긍정의 믿음을 체득하게 된다. 오늘보다 내일 더 성장한다는 수행으로 기꺼이 받아들인다.”
[글=권동철, 4월6일 2025. 인사이트코리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