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시절 어머니가 베틀에서 한 나절 일을 해도 조금밖에 안 되는 명주를 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무념의 호흡이 스며든 씨실과 날실의 반복 그 인고의 세월에 깃든 고된 노동의 수행성이 가장 한국적 영혼의 선율이라 믿는다. 나의 단색화 ‘Line Rhythm’의 본령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선(禪)적 세계의 울림과 다름이 없다.”
신기옥 화백을 경기도 성남시분당구 소재 작업실에서 만났다. 화가의 길에 대한 고견을 청했다. “나는 종종 험준한 언덕위로 돌을 굴려 올려야하는 참혹한 형벌의 시지프스(Sisyphus)신화를 떠 올린다. 숙명 같은 인고의 세월에서 탄생되는 것이 작품의 생명력이다. 수없이 반복되는 세로와 가로 선(線)의 축적이 비로써 숨을 토해낼 때 나의 단색화는 혼(魂)을 부여받는다. 내게 주어진 남은 시간이 얼마일지 모르나 멈춤 없이 작업하여 내 분신들을 더 많이 남기고 싶다!”
서양화가 신기옥(申基玉,1941~)은 전북부안출신 화가로 전주고(36회) 졸업했다. 홍익대 회화과 60학번 동기들로 구성된 기하학경향의 ‘오리진회화협회’창립전(63) 멤버이며 ‘한국청년작가연립전(67)’에 출품 참여했다.
경복궁미술관에서 열린 ‘제2회 신상전(新象展)’공모전장려상(63), ‘현대작가초대공모전’차석상(조선일보,63)을 수상했다. 한편 오는 3월11일부터 4월30일까지 서울한남동 갤러리 비선재(Gallery Bisunjae)에서 신기옥(Dansaekhwa painter Shin Ki Ock) ‘On Spiritual Resonance(영혼의 선율)’ 단색화 초대전을 갖는다.
[글=권동철, 3월호 2024, 인사이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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