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발자취(年代記)

[1974~2022년, 전시로 본 통인화랑 역사-(42)]화가 임춘희‥사소하고 의미 없을 그러나 분명 존재하는!,林春熙,Im Chun Hee[TONG-IN Gallery Seoul]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22. 8. 15. 15:24

눈물, 45.5×45.5㎝ oil on canvas, 2018

 

도시에서건 시골에서건 내겐 나만의 황량함이 존재한다. 길을 잃고 엉클어진 마음으로 혼돈 속으로 빠져든다. 무엇이 옳은 건지도 모를 만큼의 알 수 없는 혼란스러운 감정들이 내 마음속에 차오를 때, 마치 캄캄한 동굴 속에서 희미한 불빛을 잃지 않으려는 것처럼 안간힘을 쓴다. 지금이 어떤 의미인지 굳이 알고 싶지는 않다. 그냥 어둠속 희미한 그 빛만을 따라 걸을 뿐.

 

 

나무그림자, 91×116㎝ oil on canvas

 

 

내가 하는 것,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끊임없이 갈구하지만 그 어떤 것이라 확신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규정지을 수 없는 감정의 형태로 인하여 흔들리고 고독하다. 확신할 수 없는 내 안의 감정들이 지금의 그림일 것이다. 의미를 찾기엔 인생이 어렵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 불투명한 순간을 옮기는 일일뿐, 지금은.

 

내 안에 던져진 감정을 옮겨 놓는 일, 그림 속에서 헤매는 일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다.

사소하고 의미 없을, 그러나 분명 존재하는 감정의 고백.<임춘희 작가노트>

 

 

고백(계수나무), 162&times;130㎝ gouache on canvas, 2015

 

◇마음을 다했던 붓질

눈이 펑펑 내리던 날, 숲으로 갔다. 짙푸른 나뭇가지에 도톰하게 쌓인 눈과 온통 하해서 뿌옇게 보이던 숲의 풍경은 아득하게만 느껴졌다. 세상을 지워버리는 듯. 상심의 순간들은 희망위에 얹히고 그 위에 아직 못 다한 감정이 그림 속을 서성인다.

 

그려지는 것은 그림이 되고 그림은 그림일 뿐. 수많은 기억들은 그저 단상으로 자리하고 마음을 다했던 붓질이 그 안에 있다.<서양화가 임춘희 작가노트>

 

 

(왼쪽)눈물이 뚝뚝(Shedding Drops of Tears), 53&times;45㎝ oil on canvas (오른쪽)두 사람, 50&times;50㎝ oil on canvas, 2017

 

 

임춘희(林春熙,Im Chun Hee)

임춘희 작가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조형예술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번 전시명은 나무그림자, 주로 인간의 내면을 표현한 작품들과 제주도에서 영감을 얻은 작업들을 보여준다.

 

 

전시전경. 통인화랑제공.

 

전시=‘임춘희, 117~1222018, 통인옥션갤러리(TONG-IN Auction Gallery)

 

812022, 이코노믹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