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품을 말하다

[아틀리에 풍경]서양화가 한영준‥부드럽고 강렬한 선에 숨겨진 판타스틱 한 테크닉[한영준 작가,끌 말러라이(Kkeulmalerei),HAN YOUNG JOON]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22. 7. 11. 13:57

찰리 채플린, 끌 말러라이, 캔버스에 아크릴, 40x50㎝,2022/Charlie Chaplin, Kkeulmalerei, Acrylic on canvas, 40x50㎝,2022

 

항상 작업 중에 문득 상념에 잠길 때가 있다. 과연 내 작품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떠한 감정과 느낌으로 다가 갈지 그리고 어떠한 관점에서 감상을 할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독일 미대시절 아주 뜻밖의 수학여행을 스페인 마드리드로 간적이 있다. 말만 들어도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이나 화가들에게 가슴을 설레게 하는 프라도 미술관(Museo del Prado)에서 그 수많은 명화들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감상했던 기억들이 새삼 생각이 난다.

 

관람자로서 작가의 철학과 정신세계에 관심을 갖지만 그러나 무엇보다 그림을 어떻게 그렸고 어떠한 테크닉이 숨겨져 있는지 좀 더 깊게 감상하는 동안 많은 흥미를 가지고 관찰을 하게 된다. 그러면 작은 선들 하나하나 그리고 때론 강하고 어느 부분에선 부드럽게, 다른 곳엔 강렬하고 도드라지는 붓의 느낌들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앤디 워홀의 마릴린 먼로, 끌 말러라이, 나무 패널에 아크릴, 50x50㎝,2022/Marilyn Monroe from Andy Warhol, Kkeulmalerei, Acrylic on Woodpanel, 50x50㎝,2022

 

◇끌 말러라이-회화·조각·판화기법의 조화

 

나의 독창적 작업 기법 끌 말러라이(Kkeulmalerei)’를 시작하고 작업한지 어느덧 수년이 흘렀다. 그동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 세계 여러 곳에서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 가득한 피드백과 격려와 칭찬의 말들로 이 기법에 더 집중을 하게 된다.

 

나름 따라 하려고 하는 사람들과, 무엇보다 이 기법을 배워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새삼 놀랍기도 했다. 어떠한 주제를 계획하고 오랫동안 두텁게 겹겹이 다양한 색의 물감들의 층들을 쌓고 난 후엔 당연히 회화의 본연에 충실해지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회화·조각· 판화기법의 아주 적절한 조화가 끌 말러라이특성이다.

 

 

신윤복의 미인도, 끌 말러라이, 캔버스에 아크릴, 80x60㎝,2022/Shin Yun Bok’s Korean beauty, Kkeulmalerei, Acrylic on canvas, 80x60㎝,2022

 

가끔은 채색을 마친 후 이대로 아주 만족을 하는 경우가 있다. 계속 끌 말러라이작업을 진행하기엔 조금은 망설이게 된다. 혹시라도 더 생소한 모습으로 그림이 변해가는 건 아닌지, 밑바탕과 전체적인 흐름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등을 고민하게 되는데 그럴 때 마다 채색을 마친 그림을 벽에 걸어 두고 한동안 바라보게 된다.

 

날카로운 조각도(彫刻刀), ‘을 손에 잡고 작업을 시작하는 순간의 그 긴장감은 짜릿한 전율처럼 다가온다. 끌이 지나가며 떨어져 나오는 물감들의 흔적들은 작업에 몰입 하고 있는 나에 대한 생생한 격려로 느껴지기 때문이다.<=한영준 작가(HAN YOUNG JOON)>

 

 

박수근의 길가에서, 끌 말러라이, 나무 패널에 아크릴, 36.5x51.2㎝,2022/Park Soo Keun&rsquo;s On the Road. Kkeulmalerei, Acrylic on Woodpanel, 36.5x51.2㎝,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