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Space]‘인본주의 회화의 뚝심’서양화가 김대영 개인전
▷서울=11월18~23일, 인사아트센터 ▷춘천=11월27~12월6일 갤러리4F
전시장엔 산과 들녘의 풀숲과 그루터기가 기꺼이 껴안은 넝쿨줄기들 사이 야생화 향기가 알싸하게 풍겨오는 듯하다. 그런가하면 토속된장찌개 같은 구수하고도 정감의 향수가 온통 가득한데 박새 둥지에선 어린생명들이 살그머니 고개를 내밀며 빤히 쳐다볼 것만 같다.
공명지조(共命之鳥)라 했던가. 공생하지 않으면 나도 너도 없는 생명의 역사를 몸으로 보여준 민초(民草)들의 강인하고도 질긴 삶이 떠올라 잠시 눈시울이 붉어진다. 전시장엔 이 땅의 터를 지키고 살아 온 부모와 옛 선조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대지의 역사가 장엄하게 펼쳐진다.
지상의 햇빛에 몸을 드러낸 리좀(rhizome)적 나무뿌리가 구김 없이 자란 해맑은 아이의 미소처럼 싱그러운 생명성을 드러낸다. 반근착절(盤根錯節)의 혼돈 속에서도, 거칠 것 없이 뻗어 나아가는 기운생동(氣韻生動)의 두둑한 배짱이 확장의 점묘(點描)를 통해 에너지를 발산한다.
성황리에 밀려드는 관람자들은 우리 산하(山河)를 지켜온 소박한 생물들을 통해 애향(愛鄕)과 인문(人文)의 독자적 재해석의 김대영 회화세계에 감동의 찬사를 아낌없이 보냈다. 한국인의 고귀한 가치의 정체성을 일깨운, 가장 토속적인 것이 진정한 우리 것이라는 김대영 화백의 지속적 탐구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큰 전시장을 메운 작품들에서 작가의 뚝심이 배어나오는 아우라는 푸근하면서도 끈끈한 저력(底力)의 믿음으로 넘실거린다. 불현 듯 아련한 고향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가하면 관람자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한민족 본원(本源)의 곧 홍익인간(弘益人間)의 기운(氣運)이 솟구치는 듯 어떤 통쾌함을 선사한다.
이번 김대영 작가(A South Korea Painter KIM DAE YEOUNG, 金大榮)의 ‘존재의 가벼움을 넘어서’개인전은 △서울=11월18~23일, 인사아트센터 △춘천=11월27~12월6일 ‘갤러리4F(Gallery4F)’에서 연속 열린다. 전시는 강원도와 강원문화재단이 후원했다.
글=권동철 미술전문기자, 2020년 11월19일 이코노믹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