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줄왼쪽부터시계방향으로)고암 이응노 동양화개인전람회 목록, 제1회 묵림회전, 박생광 전, 이당 김은호선생 회고전, 김영기-새벽의 전진6, 김호석-무제, 박대성-금강도, 금동원-Negative Womens Working.
경계의 확장 시대정신의 담론
“이른바 한국화(韓國畵)분야의 보수성이 문제이다. 전통이라는 미명에 묶여만 있지 시대정신과 거리를 두어 오늘날 위기상황을 자초했다. 현실, 시대정신, 실험정신 등을 외면하고 ‘골동품 수준’에서 머물러 있는 한 ‘한국화’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지필묵(紙筆墨)의 장점을 새롭게 조명해야 한다. 특히 한민족의 색채의식을 재조명하여 채색화의 현대화와 국제화에 활력을 불어 넣어야 한다.”<윤범모, 동국대미술사학과 석좌교수>
개항과 일제강점기, 해방과 분단, 산업화를 거치며 숨 가쁘게 달려 온 한국화 100여년 역사를 돌아보는 ‘20세기 한국화의 역사(The History of 20th century Korean Painting)’기획전이 주목받고 있다. 7월7~11월11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데 포스터, 사진, 작품 등의 소장 자료로 한국화 비전에 대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다.
김달진 관장은 “20세기 한국화역사와 관련한 다양한 자료를 조사, 발굴, 수집하여 연구 성과를 공개하는 전시로 한국화 흐름을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가늠해 보고자한다”라고 의미 부여했다.
(윗줄 좌로부터)이응노,박생광,송수남,이상범,변관식.(아래 좌로부터)김기창,천경자,서세옥,박래현,권영우,황창배 화백.
◇한국화발전모색설문조사
신항섭(미술평론가), 오광수(뮤지엄 산(SAN) 관장), 정종효(경남도립미술관 학예팀장) 등 미술평론가, 미술사학자, 큐레이터, 교수 등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24명으로부터의 주요답변내용은 다음과 같다. △20세기 한국화의 가장 영향력 있는 전시=한국화 100년전(1986, 호암갤러리), 제1회 묵림회전(1960, 중앙공보관)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표적 작가=이응노-기법의 독창성과 한국미술의 세계화, 박생광-소재와 채색 및 구성방법에 있어 기존관점을 바꾼 세계제시, 이상범-전통적 서화개념에서 회화로서 한국화로의 변혁기여 등으로 선정되었다. △이슈=한국화의 정신세계를 수묵이라는 매체를 통해 추적하려고한 80년대 수묵화운동, 한국화에 비구상과 추상의 개념을 적용한 묵림회 창립 등이 주목받았다.
김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장
◇정책당국 육성후원자세 필요
‘20세기 한국화의 역사’발간을 통해 일제강점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주요 년대별 한국화흐름과 양상을 조명했고 특히 현재 활동하고 있는 10인의 작가가 밝힌 한국화미래에 대한 바람이 눈길을 끈다.
△오용길=전통미술이 현재를 통하여 미래에도 지속되어야 할 가치라고 한다면 정책당국에서도 적극육성후원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김호석=지금이야말로 수묵화의 발언이 필요한 때이다. 수묵은 인간에 대한 존엄과 참됨을 통해 세계를 인식하는 회화양식이기 때문이다. △우종택=단지 사용된 재료나 심지어 작가의 전공에 따라 한국화인가 아닌가를 구분하는 것은 우리시대에 이제 유효한 방법이 아니다. 우리의 정신, 감성, 태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을 품고 그것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는 작가들은 모두 한국화의 경계 내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화는 곧 우리의 시대정신이기 때문이다.
권동철 미술전문기자/주간한국 2017년 7월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