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美術人

〔HAN HONG SU〕서양화가 한홍수|신체없는기관,Organs Without Bodies,슬라보예 지젝,Slavoj Zizek(한홍수,한홍수 화백,한홍수 작가,갤러리 바움)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5. 11. 24. 12:55

서양화가 한홍수(HAN HONG SU)

 

 

 

흐릿한 시야처럼 그러나 사물이 또렷하게 들어오는 그런 날씨였다. 겨울비가 추적추적 조금씩 빗방울이 커져갈 참 이었다. 23일부터 125일까지 갤러리 바움(Gallery Baum)에서 갖는 초대전을 위해 방한한 화백을 인사동서 만났다. 편안하고 조용한 인상의 그는 지난 1992년 프랑스로 건너가 현재 파리근교에서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인체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학창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런 시점으로 보자면 한 30년을 인체탐구의 회화세계에 천착해 오고 있는 것이다. 작품 앞에서면 맑고 투명함을 느끼게 되는데 최근작 몸과 기원연작처럼 전체적으로 절제되고 인체의 부분이 도드라져 드러나는 작품경향은 지난 2014년부터 진행해 오고 있는 형식이다.

 

 

 

   

OWB, 162×130oilon canvas, 2015

 

 

 

이전에는 인체를 다뤄도 두껍고 거친 마티에르를 다뤘어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과연 이 작업방식이 내게 맞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지요. 요즈음 작품은 굉장히 부드러운 붓으로 그립니다. 반복적으로 쌓아 올리고 그럼으로써 우러나오는 미묘한 차이의 깊이감을 중시하지요. 물감을 원색으로 섞지 않고 씁니다. 흰색은 쓰지 않고 지워내는 방식으로 표현 한다라고 전했다.

 

작품 '지젝에 따른 OWB(신체 없는 기관)’은 언뜻 보면 팔루스(Phallus)처럼 보이나 사람이 허리를 굽혀 몸을 엎드려 있는 사라진 신체모습이다. 그는 이 연작과 관련,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Slavoj Zizek)의 저서 신체 없는 기관(Organs Without Bodies)’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116×89Oil on canvas, 2013

 

 

 

한홍수(HAN HONG SU) 작가에게 왜 비육체적인 몸의 존재를 그리는가라고 물었다. “현대 혹은 오늘날이라는 의미 안에 내포된 불확실하고 불완전한 인간의 모습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싶었지요. 맑고 흐릿한 그러면서도 정갈하고도 차분한 아름다움 이를테면 나를 포함해 누구나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나지막한 속삭임 같은.”이라고 말했다

 

 

 

출처=-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15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