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종소리 잠들었다가 어느 날 꽃으로 피어서……1)” 영원을 품은 하루가 환희처럼 동트고 있네. 부드러운 첼로선율 같이 느릿하게 흘러가는 만곡(彎曲)의 물살이 여명을 껴안는 시각. 마침내 물과 불이 하나 되는 매혹의 공간감, 충만한 겹꽃으로 피어나는 저 부용이 장엄한 화엄(華嚴)을 맹렬히 감싼다. 아 바람 속으로 들어가 바람이 되고 스스로 꽃이 되는 운율이 역동의 기운으로 번진다. 빼곡했던 은하가 자리를 비워준 새벽녘하늘. 저 허(虛)의 공간으로 새 한 마리 높이 날아가누나! “고요함, 그것을 경배하라. 그는 그것으로 와서, 그것으로 돌아갈지니, 그 속에서 숨을 쉬고 있으므로.2)” ◇가없는 빛살과 어둠의 행익 작업은 바탕을 단일하게 만들고 테이프로 완만한 선을 만드는 방법론을 구사한다. 한옥지붕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