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봄 친구의 집에서 함께 취하니 빽빽한 나무 기이한 바위에 늦은 꽃이 아직 피었네. 기뻐 웃으며 돌아갈 길 먼 것을 잊고 버드나무 가에 붉은 해가 기우는 것도 아랑곳 않네. 餘春共醉故人家 密樹奇巖尙晚花 歡笑渾忘歸路遠 任敎紅日柳邊斜.1)” 햇빛 남아있는 저녁 가로등 하나 둘 촛불 같은 불빛 켜진다. 마음의 행로 깊은 내면을 스치는, 저 먼 언덕을 타고 상념 실은 트럼펫 중저음이 나지막하게 밀려든다. 오래된 기억과 감정들로부터 출발한 서사(序詞)에서 한 걸음 물러 선 풍경. 무심히 지나치는 다시 또 만나게 되는 사물들. 때론 색채로 어두움으로 크고 작은 면(面)덩어리로 그렇게 체험의 삶으로 녹아 드러내 보이는데…. 몸부림인가. 겹겹 위 드러나는 생채기가 모호한 여정에 부유하는 동경(憧憬)처럼 아스라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