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축적과 정신화 [글=이진명, 큐레이터·미술비평·철학박사] 최명영 작가는 물질(대상)과 정신 사이의 상호작용의 지난한 과정에서 산생한 형식실험에 세계로부터 자기로 수렴하여 자기를 알기 위해서이다. 자의식(self-consciousness)은 세계를 이해하는 의식이다. 그런데 그것은 마치 불과 같아서 주위의 모든 사물을 모두 태울 수 있을 중시했다. 시간의 집적이란, 화가 본인의 역사인바, 화가의 실존이기도 하다. 최명영 작가가 과정과 수양을 말하는 이유이다. 물감을 직접 손으로 누르고 문질러서 화면을 구축하는 방식은, 그림과 문화라는 총체적인 역사와의 대화이다. “일련의 평면조건작업은 반복에 의한 회화적 실존, 질료의 정신화 의도로 백색 질료의 경우 사유의 순환성향을 머금은 함축공간으로, 흑색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