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웃는 순간에 꽃의 핌 “꽃 보려면 그림으로 그려서 보아야 해. 그림은 오래가도 꽃은 수이 시들거든. 더더구나 매화는 본바탕이 경박하여, 바람과 눈 어울리면 이울어 휘날리네.…그대는 못 보았나 시 속의 향이 바로 기름 속의 향일진대, 꽃 그려도 향 그리기 어렵다 말을 마소. 看花要須作畫看 畫可能久花易殘 況復梅花質輕薄 和風並雪飄闌珊.…君不見詩中香是畫中香 休道畫花畫香難.1)” 가장 치열한 순간에 깨닫는 ‘나’라는 존재에서 참 삶은 시작되는 것인가. 의식의 대롱을 타고 솟구치는 선명한 열망을 개화(開花)의 경이로움에서 만난다. 꽃이 되기까지 그 내부에서 용암처럼 펄펄 끓었던 희로애락(喜怒哀樂)의 투쟁이 낳은 ‘꽃’이라는 외마디 이름! 언뜻 무질서하게보이는 화폭에 만개한 대작(大作) ‘매화동백’이 세상을 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