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사람, 장사익
“마흔 다섯에 인생의 낮과 밤이 갈려졌다. 노래를 하지 않았던 인생과 노래를 한 인생이 딱 나눠진 것이다”라고 비유했다. “젊은 시절 객지에서 생업을 유지하는데 힘이 들었다. 나는 여러 직장을 옮겨 다녔다. 돌아보면 그 고단함은 노래를 향한 간절한 희망의 에너지가 되었고 내면 깊숙이 삶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했던 소중한 시간을 제공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1994년 첫 소리판 공연을 열어 데뷔했다. 그리고 1995년 1집 ‘하늘가는 길’이후 올봄에 7집 ‘역(驛)’음반을 냈다. “나는 불혹(不惑)의 나이에 무대에 섰다. 물론 이전에도 우리 소리도 배우고 나름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중년에 마치 그렇게 가야하는 길 인양 필연처럼 노래를 잡았다. 그리고 불렀고 행복했고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그제야 노래 인생이 동트기 시작했었다”라고 돌아보았다.
그러면서 “굽이굽이 흐르는 노래를 통해 관객과 소통하고 감동을 나누는 지금이 즐겁다”고 했다. 어쩌면 가슴깊이 삭혀온 삶의 애환을 심혈을 기울여 들려줌으로써 관객은 가까이에서 ‘나’에게, ‘나의 이야기’로 노래하는 그에게 매료되는지도 모른다.
그는 유행이라는 시류에 편승하기보다 뜻으로 부른다. 그래서 ‘인생은 살만한 것’이라는 그의 철학은 이정표 없는 봉우리를 넘어가는 생의 걸음걸음에 깊은 성찰의 곡조로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출처=글-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12년 8월21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