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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기 교수(한양대)|‘삼국유사 길 위에서 만나다’ 펴내 (현암사), 2011년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5. 5. 1. 16:20

 

고운기 교수. 저자는 일연의 삼국유사를 길 위에서 만난 이야기로 길을 찾아 낸 결과가 담긴 책이라는 저자는 이야기 소재가 된 거기에서 우리도 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삼국유사 길 위에서 만나다>

-고운기 지음, 현암사 펴냄

    

 

 

 

지금은 빈터가 된 폐허. 설악산 골짜기의 자그마한 절 진전사가 오래 전 서 있던 자리에서 <삼국유사 길 위에서 만나다>는 시작된다. 1219, 열네 살 소년 일연이 머리를 깎고 출가를 한 바로 그 절이다.

 

저자인 고운기 교수(한양대)일연의 발자취를 따라 실제 이야기 현장에서 삼국유사 대목을 음미할 수 있도록 인문기행서로서 안내하고자 했습니다. 그를 보고 싶었고 그가 남긴 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무엇인지 말하고 싶었지요라고 밝혔다.

 

책은 평생 운수(雲水)에 운명을 맡기고 살아간 승려 일연의 발자취를 가만히 좇는다. 사실관계를 치밀하게 고증하거나 가파른 비평으로 향한다기보다 역사와 문학을 넘나들고 장소와 시간 사이를 비상한다. 그런가 하면 추억과 상상 속으로 빠져들다가 몇몇 각별한 인물들을 떠올리며 맘껏 그리워하기도 한다.

 

이러한 내용과 전개 형식이 중요한 특징이기도 한데 답사기에 다정(多情)한 경험의 추구를 얹었다고 할 만하다. 그는 몸과 마음이 함께 가면 그 길은 길이 아니라 도()이지요. 일연이 우리에게 남긴 발자취를 그렇게 요약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늘 현장을 찾아 그 자리에 서서 길 위에 깃든 역사의 목소리를 한참이나 듣다가 기록을 남겼던 일연은 결국 삼국유사라는 책을 통해 도를 표현했다고 믿습니다라고 말했다.

 

내용은 일연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 역사의 기억할 만한 인물들은 물론 당대 민초들의 희로애락까지 입체적으로 담고 있다. 삼국유사라는 유명한 고전을 단지 해석하는 것을 뛰어넘어 온몸으로 체험하게 하는데 삼국유사를 종이와 붓의 흔적으로 된 물질이 아니라 상상력이 극대화되는 공간으로 이끈다.

 

분황사에서는 희명과 원효를 만나고, 고분군에서는 시인 박노해가 수감 시절 썼던 시 한 편이 스치며 진평왕이 나타난다. 무장사 터를 찾다가 길을 잃고 헤매던 여로에서의 아담한 삼층석탑은 김알지의 탄생 설화와 신라를 가리키는 계림(鷄林)의 뜻을 한꺼번에 사색하게 만들기도 한다.

 

책은 저자가 삼국유사를 번역한 내용도 함께 수록했는데 한 사례로 대체로 옛 성인들은, 예악을 가지고 나라를 일으키거나 인의를 가지고 가르침을 베풀고자 했지, 괴력난신을 말하지 않았다라고 고조선조 내용을 풀이해 싣고 있다.

 

<본문 38> 12일이면 한 코스를 도는데 적당하도록 지도도 곁들였는데 자주 보고 깊이 생각하고 만의 오롯한 느낌으로 한 대상이 환하게 다가오는 경험을 만나 볼 수 있기를 희망 한다고 덧붙였다.

 

 

 

 

출처=-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11928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