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식

[키아프서울2023:특별전]박래현과 박생광|그대로의 색깔 고향‥②내고 박생광 篇[한국국제아트페어 2023]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23. 9. 5. 22:10

박생광(Saengkwang Park)=Flower Palanquin, Ink and color on paper, 170.4×90.4㎝, 1979.

 

‘Kiaf SEOUL 2023’특별전으로 9월6일부터 9일까지 코엑스 동문게이트 로비 ‘섹터 B,C’에서 열리는 ‘박래현과 박생광–그대로의 색깔 고향’특별전이 주목받고 있다. 채색중심 한국전통회화의 영광을 재음미하고자 기획 된 이번전시는 두 작가의 수작 40여점으로 구성했다. 전시명은 박생광의 아호 ‘그대로’와 박래현의 아호 ‘비의 고향(雨鄕)’에서 따왔다. 이번 전시는 윤범모(前국립현대미술관 관장,미술사가)총괄기획, 큐레이터 김윤섭(아이프 미술경영연구소대표,미술평론가)기획, 가나문화재단 및 주영갤러리가 후원했다. 박래현, 박생광 화백 작품세계를 2회에 걸쳐 기획했다.<편집자 주>

 

 

박생광(Saengkwang Park)=Shaman12, Ink and color on paper, 136&times;139㎝, 1984. 3=박생광(Saen

 

전통의 소재 오방채색의 진수

 

글=윤범모 미술평론가

 

 

내고 박생광(乃故 朴生光,1904~1985)은 나이 70대에 채색화의 신경지를 이룩한 입지전적 화가이다. 1980년대 그가 이룩한 채색화는 단연 독보적이었으며, 오방색을 비롯한 원색에 재인식을 시켜주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박생광의 경우, 나의 미술평단 신인시절부터 관심대상 작가명단에 있었다. 자연스럽게 화가와 인사를 나누게 되었고, 그의 작품과 접하는 기회도 많아졌다. 나는 박생광의 미술사적 의의를 확신하고 호암갤러리 전시의 하나로 추진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미술계에서 박생광에 대한 이해도는 낮았다. “무슨 무당 그림 가지고 전시를 하느냐”고 핀잔을 곧잘 들었기 때문이다.

 

주위에서 무어라 말하든 나는 꺾이지 않고 수유리의 박생광 화실을 출입하면서 회고전을 추진했다. 수유리 한옥의 문간방을 잊을 수 없다. 대작은커녕 소품조차 여유롭게 할 수 없는 비좁은 공간이었다. 그래도 창작에의 열정은 최고도로 올라 화가는 대작을 시도했다. 둥그렇게 말린 종이의 한쪽은 펴고, 또 한쪽은 말면서 그림을 그렸다. 전시장에서 작품을 걸어야 화가는 처음으로 자신의 작품 전체를 한 눈으로 볼 수 있었다. 그 흔한 화실 하나도 마련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쭈그리고 앉아 그림 그리는 모습, 이를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제작 환경은 열악했지만 거기서 말년의 대표작이 생산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명성황후나 전봉준 혹은 석굴암이나 국사당이 같은 소재의 대작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화가의 말년은 후두암으로 고생 많았다. 턱에 커다란 풍선 같은 혹이 생겼다. 당신의 표현대로 형편없는 몰골이었다. 그래서 화가는 외부 인사를 만날 수 없었다. 병세가 악화될수록 화가는 나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나는 화가의 일생을 자원하여 정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화가의 작품을 정리하면 할수록 작품의 진가는 날로 높아졌다. 박생광 회고전 추진은 성공시키지 못했고, 뒤에 작가 사후에 가까스로 유작전으로 개최할 수 있었다. 유작전은 박생광 예술의 진면목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더불어 미술시장의 반응도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우리 미술계는 아주 중요한 채색화가를 얻은 셈이었다.

 

박생광은 무엇보다 농채의 활용 즉 채색의 진수를 보여주었다는 점을 주목하게 한다. 그는 전통에서 소재를 얻어 온 바, 그렇다고 그대로 재현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았다. 화가가 즐겨 차용한 소재는 우리 겨레의 민속, 무속, 불교, 역사 등이다. 그렇다고 박생광 작품을 무속화, 불화, 역사화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소재를 빌려오기는 했지만 화가 나름대로 소재를 재구성하고 상징성을 따로 부여했기 때문이다. 박생광식의 화풍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는 그동안 박생광 관련 전시나 논고 집필 등 인연을 두텁게 했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반복하고 싶지는 않다. 한마디만 강조한다면, 박생광은 오방색이라는 원색을 기본으로 하여, 그리고 우리의 전통을 바탕으로 삼아, 새로운 조형세계를 창출했다는 점에서 미술사의 커다란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박생광(Saengkwang Park)=Sunset, Ink and color on paper, 137&times;140㎝, 1979.

 

◇내고 박생광

경남 진주 출생

진주농고 졸업, 교토시립회화전문학교 졸업

1969 경희대학교 강의

1968~1975 홍익대 동양화과 강의

 

주요 전시

2023 위대한 만남, 그대로·우향, 예술의 전당

2019 대구미술관 박생광 전

2005 진주 MBC 주최 ‘박생광 탄생 100주년’기념전

2004 경남도립미술관, 갤러리 현대, 부산시립미술관 ‘박생광 탄생 100주년’기념전

1993 다보성 갤러리 유작전

1986 호암갤러리 ‘박생광화백 1주기 유작전’

1985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르살롱-85:한국 16세기부터 오늘날까지의 예술’전

1984 서울 문예진흥원미술회관

1978 마산 동서화랑

1977 서울 진화랑(첫 번째 개인전)

1975 동경 彩壺堂, 동경 東京商銀

 

[자료 및 이미지출처=Kiaf SEOUL NEWS LETTER, SPECIAL EXHIBITION 3 박래현과 박생광 | 그대로의 색깔 고향]

[정리=권동철, 952023, 인사이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