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발자취(年代記)

[화가탐구-단색화가 최명영 2-⑧]최명영 어록,明正語錄(명정어록),치바 시게오(千葉成夫),김용대 대구시립미술관 관장,‘修行수행과 十方시방:김정희-윤형근-최명영’展, gonggan purple(공간퍼플..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21. 12. 30. 17:41

화가 최명영 작업실에서, 2021. 사진=권동철

 

 

[화가탐구-단색화가 최명영 2-]단색화 평면조건융합정신화의 공간, 명정어록[2015~현재]

 

 

“최명영이 보여주는 많은 수직·수평의 브러쉬 스트록(Brush Stroke)이 만들어낸 모노크롬의 화면은 과정을 통해서 나타난 평면화된 지층이며 몸을 드리는 수행성이다. 추사체(秋史體)가 평면 위에 다양한 의미를 지닌 시방의 세계라고 한다면, 최명영의 작업은 반복과 수행 속에서 시방적 층위를 이루고 있는 비(非)이미지의 회화이며 끝없는 질문으로서 철학적 행위이다.<김용대 대구시립미술관 관장,‘修行수행과 十方시방:김정희-윤형근-최명영’展, gonggan purple(공간퍼플), 2010>”

 

 

최명영-평면조건展, 더 페이지 갤러리 2015. 사진=작가제공

 

 

2015년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최명영 평면조건(Conditional Planes,平面條件)’은 평면(素地)의 바탕을 드러내는 선택과 변화를 수반한다. 반복의 연속으로 평면과 질료, 행위의 반복을 통한 화학적 융합(融合)은 정신화의 공간으로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Conditional Planes(평면조건)G15-7B, 55&times;78㎝ Acrylic on Section Paper, 2015

 


최명영 평면조건에서 소지의 들어냄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물음에 최명영 화백은 선택과 반복을 통해 물질과 정신의 화학적 결합을 이루어 동세(movement)를 머금은 부동성을 구축하고 회화적 실존을 구현하고자 한다.”라고 대답했다.

 

 

Conditional Planes(평면조건)G16-55, 55&times;78㎝ Acrylic on Section Paper, 2016

 

 

◇마음, 감각, 신체의 순수총합

최명영의 작품에서 우리들은 이러한 놀라울만한 상태를 맞이한다. 굳이 말하자면 그는 회화를 가능한 순수하게 심적, 감각적, 신체적인 사항으로 변용시켰다. 회화를 마음감각신체의 하나로 순수한 총합 그러한 욕망이 그에게서 연상된다.

 

이것이 한국의 모노크롬파화가들의 공통된 욕망인 점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그 안에서는 최명영이 가장 순수하고 철저하다라고 볼 수도 있다. 그 시도에 있어서 가장 금욕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엄격한 수행에 몰입 한 승려와도 같다.<‘마음, 감각, 신체의 공간최명영의 회화, 치바 시게오(千葉成夫) 미술평론가>”

 

 

Conditional Planes(평면조건)19-17, 194&times;162㎝ Acrylic on Canvas, 2019. 최명영-평면조건展(2019), 더 페이지갤러리 제공.

 

 

이렇게 극한적인 시도에서 작품은 매우 단정하고, 조용하고, 차분하고, 아름다운 감촉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불가능성의 회화혹은 부정성의 회화에는 자칫하면 어딘가 강압적인 것이 보통인데 그런 점이 보이지 않는 점이 신기롭다. 나는 그의 작품이 극한적이나 금욕적이라는 표현이 적합할 지 망설이고 있다. 극단적으로 순수라고 말하자면 그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마음, 감각, 신체의 공간최명영의 회화, 치바 시게오(千葉成夫) 미술평론가>”

 

 

Conditional Planes(평면조건)18620, 130.3&times;170㎝ Acrylic on Canvas, 2018. 최명영-평면조건展(2019), 더 페이지갤러리 제공.

 

 

◇明正語錄

다음은 최명영 화백이 고이 간직하고 있는 화가로서 작업에 임하는 마음가짐의 어록(語錄) 일부를 소개한다. 이름 하여 崔明永-明正語錄(명정어록)’이다.

 

-바람이 몹시 불고 비가 내린다. 태풍이 오려나 보다. 우리 인생(人生)이 그러하듯이 생로병사(生老病死)가 선택할 수 없는 일이지만, 삶이 예술이 평생(平生)을 두고 끊임없는 선택의 반복이듯 나의 작업도 선택의 반복그것일 뿐이다.<2019, 7.28>

 

-그림을 그리다. 그림으로 그리다. 그림으로 말하다. 그림으로 느끼다. 그림으로 보다. 그림으로 생각하다. 그림으로 깨우치다. 그림으로 있다. 그림이 있다. 그림으로 묻다. 내 앞에 그림이 있다, 내 그림이다. 나는 그림이다. 그림속의 나다. 그림으로 남다.<2019, 9.13>

 

 

△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21.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