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진은 변화와 불변의 동시성을 나타내는 것”
10년 동안 ‘한강’을 카메라에 포착해 온 ‘이현권_2010-2020 서울, 한강을 걷다’작품집이 올 새해 벽두 출간되었다. 작품집출간을 기념하고 지난시간의 작품여정을 한 곳에서 펼쳐 보이는 ‘서울, 한강을 걷다 10년(2010~2020)’전시가 10월6일부터 1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2관’에서 열린다. 이현권 작가를 만나 소회를 들어 보았다.
-이번 전시의미를 말씀 주신다면….
한강은 많은 사람들이 공유했던 역사적 공간이며, 지금도 한강에서 많은 사람들은 한강과 다양한 ‘관계’를 가집니다. 저 역시 그 중 한사람으로 나만의 관계성을 사진이라는 도구로 표현하였습니다. 10년의 기간에 특정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한강에서 ‘새로운 시간’을 맞이해야 할 작가로서 그 기간을 정리하는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한강이 그러하듯,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공간에서 전시를 하는 것은 저에게 무척 감사한 일인 것 같습니다.
-이현권 작가에게 ‘사진’은 무엇인지요.
인간을 많이 느끼게 합니다. 기계적인 시간을 인식하는 순간 ‘나’의 존재는 이미 과거에 있는데, 사진은 그 특정 ‘순간’의 나를 표현하게 합니다. 이러한 현실의 면들 중에 나의 감정이나 전체 또는 그 순간의 나를 표상하는 ‘실존’의 사진들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변화하는 인간은 역시 변화하지 않은 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동시성을 나타내는 것이 저에게 사진인 것 같습니다.
-사진작품의 기록성에 대한 견해를 말씀주시지요.
언론사의 사진이나 다큐멘터리 사진은 사실(Fact)이란 믿음을 기반으로 역사적 사건을 남깁니다. 하지만 언론사의 사진은 주로 편집을 통해, 다큐멘터리 사진은 세바스티앙 살가도(Sebastiano Salgado) 작품에서 보이듯 작가의 사상이나 감성이 사진에 드러납니다. 저는 특히 살가도 사진에서 기록성과 작가의 예술성 사이에 기묘한 경계를 발견했는데요. 이러한 지점들은 현실과 주관성이 혼재하는 사진의 속성에서 모든 작가가 개별적으로 선택하는 일관적이며 통합된 면인 것 같습니다. 기록성은 그 선택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소 중 하나인 듯합니다.
-10년 발품을 팔아 카메라를 메고 한강을 누볐습니다. 그 세월에서 작가의 인간적인 성숙의 경험을 전해준다면….
이전 ‘1년’, ‘이분의 일(A Half)’연작과 마찬가지로, 한강작업은 ‘나’를 한강이란 공간에 투사하고 이를 시각적으로 확인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얻는 것이 성숙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성숙을 목적으로 작업을 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자본이나 권력 등의 요소들이 작업에 침투하는 순간, 나의 작업 ‘생명력’이 사라지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이는 아직 찍어야 할 사진이 많은 나에게 ‘새로운 시간’이 아닌 화석같이 ‘반복된 시간’으로 보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것이 예술의 본질이라면, 그 본질을 지켜가기 위해서는 예술적인 성숙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것은 완성형이 아니라 진행형이겠죠.
-한강촬영에서 특별히 감격이 몰려왔던 잊지 못할 기억이 있다면….
아마도 그 특별함은 전시된 사진들에서 보아질 것 같습니다. 사진 하나하나 제가 특정한 시기에 걸으면서 느꼈던 다양한 감격들이 사진에 표현된 것 같습니다. 전시되지 않은 많은 컷들의 사진 역시 그렇습니다.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 순간에 셔터를 누를 수 없으니까요!
△글=권동철, 9월29일 2021, 이코노믹리뷰
◇이현권(Lee Hyun Kwon)
사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개인전
2021 ‘걷다, 보다’ (291 포토 그랩스)
2020 ‘이분의 일’ (갤러리 인사아트)
2017 ‘서울, 한강을 걷다(2014~2017)’ (팔레드 서울 갤러리)
2014 ‘서울, 한강을 걷다’ (유나이티드 갤러리)
2013 ‘1년’ (갤러리 그림손)
2011 ‘서울, 한강을 걷다’ (국민일보 갤러리)
2011 ‘서울, 한강을 걷다’ (갤러리 그림손)
▲예술 관련논문
2011 ‘사진과 정신 분석’, 한국정신분석학회지<정신분석>
2019 ‘무의식적 관점에서 본 화가 프란시스 베이컨에 대한 예비 연구’
한국정신분석학회지<정신분석>
2019 ‘무의식적 관점에서 본 세잔 1’, 한국정신분석학회지<정신분석>
2021 ‘무의식적 관점에서 본 화가 앙리루소-그의 정글 연작을 중심으로
한국정신분석학회지<정신분석>
2021 ‘무의식적 관점에서 본 화가 앙리루소-그의 풍경화, 인물화, 정물화를 중심으로
한국정신분석학회지<정신분석>
2021 ‘무의식적 관점에서 본 화가 오딜롱 르동-그의 검은색 연작 이전 회화를 중심으로, 한
국정신분석학회지<정신분석>
2021 ‘무의식적 관점에서 본 안견의 몽유도원도-안평대군의 꿈 분석을 중심으로
한국정신분석학회지<정신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