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식

[갤러리 반디트라소]서양화가 안준섭 ‘고트호브에서’개인전, 8월4~14일, 안준섭 작가,Ahn Junseop,安準燮[Gallery Bandi trazos]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21. 8. 2. 14:26

고트호브에서-너의 창, 99.5×70Acrylic on canvas, 2021

 

 

“가장 훌륭한 예의는 모든 형식으로부터 자유롭다.”

<오쇼 라즈니쉬(Osho Rajneesh)지음, 류시화 옮김, 삶의 길 흰구름의 길, 청아출판사>

 

 

바다. 숨죽인 듯 고요한 저 밤바다에 날리는 수천(數千)의 꽃잎, 별빛은 차가운 대지 위에서 더 선명히 각인되는 것인가. 필시 반짝이는 제 모습, 색채에 끌리듯 드러나는 외로운 발자국이 연민을 불렀을 것이리.

 

겹겹 쌓인 상처위로 새싹이 돋으면 바다는 비로써 아침을 열며 제 살에 햇살을 받아들인다. 그런 때면 출렁이는 물살엔 비릿한 냄새가 물결 위를 맴돌고 하나씩 고개를 내밀던 흔적들이 마침내 물이 되어 영원의 시간을 동행하는, 오오! 저 여명(黎明).

 

고트호브에서-너의 풍경, 145.5×112Acrylic on canvas, 2021

 

 

화가 안준섭 열두 번째 고트호브에서개인전은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갤러리 반디트라소(Gallery Bandi trazos)에서 84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 전시명제는 시인 안희연 고트호브에서 온 편지(시요일 엮음)’에서 영감을 얻었다. 고트호브는 그린란드의 수도로 대부분 얼음으로 덮여있는 도시.

 

그 땅, , 바람에서 화가는 아주 오래된 기억, 감정들과 어떻게 조우한 것일까. 구체적이지 않은 여러 풍경의 모습으로, 혹은 어떤 이의 모습으로 드러나는 체험의 삶, 어떤 풍경과 바람 그리고 사람들.

 

안준섭 작가의 직관(直觀)이 녹아든 화폭은 불현 듯 마른 고양이의 뒷모습을 골목에서 보았을 때의 페이소스(pathos), 괴로움과 슬픔을 홀로 다스리는 정신의 심도, 음악적 리듬성에 실린 자유로운 운율의 서정이 동시성(同時性)에 축적되어 다분히 극적(劇的) 뉘앙스를 선사한다.

 

고트호브에서-화가의 꿈, 99.5×70㎝ Acrylic on canvas, 2021

 

 

그는 이렇게 메모했다. “내가 인식하는 부분과 의식 저 너머까지 드러내려 애씁니다. 그것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라는 난해한 지도를 따라 길을 읽고 해석해 나가는 것. 항상 불안정하고 불규칙하고 미완의 모습으로 다가오지만 더욱 다양한 색채와 불규칙적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바로 내 모습이며 내가 보는 세상의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그곳이 바로 고트호브라도 따뜻하고 아름답고 자유롭고 싶습니다. 그 길은 언제나 새로울 것 같습니다.”

 

화가 안준섭. 작가제공

 

안준섭(Ahn Junseop, 安準燮)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학부와 석사과정을 마쳤다. <지하철-日常속에서>, <어떤 상황>, <거친 땅에서 세상을 보다>, <흐름-풍경의 사생활>, <나의 사랑스런 바깥>, <구르는 돌> 등의 개인전을 가졌다. 일상 사람들의 모습들과 겹겹의 여러 상황을 그려왔는데 인간이 겪는 삶과 여러 감정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페인팅과 사진 작업을 해왔다. 현재 경기도 용인에서 작업하고 있다.

 

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21.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