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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환 작가〕아득한 생의 길 되묻다 (목련,목련화,서양화가 박철환, 박철환, 화가 박철환,PARK CHUL HWAN)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6. 2. 9. 13:26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린 올 겨울. 나목으로 꼿꼿이 서 있는 목련 한 그루에 자꾸만 눈길이 가는 것은 봄을 그리워함인가. 어느 호숫가와 강변의 호젓한 길목, 심산 초입의 고요한 산등성이나 고향 집 가는 마을 어귀쯤 있는 목련을 새해의 창을 열며 상상해본다. 박철환 작가의 목련에서 혹한을 단련해온 목련꽃의 미지를 향한 열정과 존재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공유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편집자 주

 

 

 

충만한 생명

깔끔하게 선이 떨어지는 전통 도자기에 꽂혀있는 빨간 또는 백목련. 지난 겨울 눈보라를 이겨낸 여린 듯 뽀송한 나뭇가지에 매달린 송이송이 목련은 생()을 찬미하듯, 미풍에 하늘거리듯 화면은 동적이다. 맑고 청렴해 보이는 목련은 충만한 생명의 느낌으로 우리를 이끈다.




   




우연과 회귀

매혹적인 자태의 꽃잎. 도자기의 미적맵시. 이 조형세계가 어울리는 탁월한 묘사력은 자연의 경외심에 대한 강한 감정이입의 정서를 자아내게 한다. 보다 엄밀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그려진 전경의 대상은 도자기의 선 안팎을 중심으로 하나의 덩어리로 응집되지만 배경은 선과 면의 복잡한 중첩에 의해 추상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돌가루 등을 젤에 개서 발라 촉감을 강조하기도 하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 밑칠 작업은 긁고, 찍고, 뿌리고, 베껴내는 등 우연적인 효과를 주는 방법을 최대한 활용한다. ()에서부터 시작하여 무로 회귀(回歸)할 수밖에 없는 우연성이 짙지만 전경의 대상과 어우러져 담백하고도 정성스럽다.

 

희망의 예시

전경의 완벽한 사실주의와 배경의 불확실성의 공존. 이를 두고 이선영 미술평론가는 존재의 확신에 생긴 균열이다. 구상과 추상의 공존은 실재와 언어와의 분리에 대한 증거이자 유기적 통합에 대한 희망을 예시한다라고 평했다.

 

텅 비어 있거나 꽉 채워져 있는 것이 아닌 배경은 수없이 덧그리고 지우는 과정에서 계획되어진 것이기보다는 관람자들이 나름대로 엮어갈 수 있는 우연적 조합에 의지한다. 그것이 작가의 사유의 맥락인 듯하다. 그리움과 기다림으로 다시 태어나 비로소 새봄 새롭게 핀 꽃, 목련처럼. 그리하여 마침내 환하게 생의 길을 여는 것이다.




   




길을 묻다

김종근 미술평론가는 작품의 배경과 공간에서 미묘한 색채를 바꿔주는 세심함과 원숙함을 보이고 있다. 그는 그것으로 진정한 자연의 아름다움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하려 한다. 충실한 표현력과 사실적인 테크닉이 이러한 것을 가능케 해주는 그의 회화의 힘이다라고 썼다. 작가의 이러한 사소하게 지나치지 않음은 목련의 가는 꽃술처럼 아직 우리들 맘속 저 깊은 곳에 남아있는 순정(純情)의 떨림을 떠올리게 한다.

 

박철환 작가는 세상 풍파 속 홀연히 홀로 두리번거리는 낯선 어느 날, 춘풍에 아스라이 조는 듯 흔들리는 듯 목련을 작업하다 나는 아득한 생의 길을 스스로 안에서 되묻곤 한다고 그의 노트에 적고 있다



 

   

박철환은 누구



홍익대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및 미술대학원 회화과 졸업. 개인전33=관훈 갤러리(서울),예술의전당(서울), 화지갤러리(일본 동경), 갤러리 상(서울), 송아당 화랑(대구), 인사아트센터(서울) . 아트페어22=162005피아인터네셔널(타마나코인터네셔널, 베네주엘라), Fiaam Art Fair(상해, 중국), 2006마이애미(미국), Europ Art Geneva(스위스), New York Art Expo(뉴욕) .

 

 

 

201045일 스포츠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