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명호(名號) ‘서급(西汲)’으로 지어주신 분이 석도륜 선생이다. 1986년 첫 개인전을 앞두고였다. 스승께서 “시방정토(十方淨土) 세계로 속히 다다르라”고 말씀하시면서 낙관(落款)을 제작해 주셨는데 현재까지 그 낙관을 쓰고 있다.1) ” 하늘에는 바람의 속사정 흙속에는 물과 돌의 속사정 사람의 가슴속에는 사람마다의 신구의(身口意), 속사정이 있는 법. 1960년대에 면상인(面相認)하였던 여성제자 하나가 80년대 후반에 이르기까지 적극종사(積極從師)한다함은 또한 무엇을 뜻함인가. 물론 나에게는 대단한 고전도 없고 황금이나 석유도 없음은 말할 것도 없다. 고전적 지성도 역사적 자유도 못 지닌 채 있음이라고는 변증법적 통속의 미훈혼돈원시적(微醺混沌原始的) 주취(酒趣)로 거의 피곡장취(辟穀長酔)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