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불이 흩어져버리는 한, 그것은 우리의 생명의 불에 작용하지 못한다. 그 응집은 우선 처음에 자신의 물질화를 낳고, 다음에 순수한 실체에 그 역동적 가치를 준다. 근원적 정령들은 원소에 의해서 ‘끌어당겨지는’ 것이다. 더욱 조그만 은유를 쓴다면, 그러한 ‘인력(attraction)’이 ‘우정’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우리는 이와 같은 화학(化學)이 있은 후에 심리학에 도달하는 것이다.1)” 물안개 걷히자 어느새 풀잎들이 아우성치듯 연록 숲으로 물들여 놓았다. 길이 열리자 애잔히 머뭇하던 봄볕이 물의 품으로 빠르게 스며들고 물과 빛이 섞이는 공간엔 거품이 부풀다 이내 사라졌다. 레너드 번스타인 지휘, 쇼스타코비치 피아노협주곡2번(Op.102.Andante)이 무심한 시간을 품은 채 강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