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 소재, 작가의 아틀리에 인근 병풍처럼 펼쳐진 숲 물결은 바람이 불때마다 장관을 연출했다. 햇살에 수줍어하듯 펄럭이는 나뭇잎들은 여름오후 하얀 꽃잎들이 우르르 달려오듯 미묘한 설렘의 풍경으로 밀려왔다. 포즈를 취한 박은숙 화백.
[인터뷰]여류중견화가 박은숙‥위로와 기쁨의 하나님사랑 공감하고 싶다
“캔버스 앞에 앉으면 어떤 땐 잠잠히 흘러가는 물처럼, 조각배를 저으며 강을 건너가는 뱃사공의 마음으로 나를 다스립니다. 요즈음 붓의 속도와 강약, 선과 점의 색채흐름 등이 물속에 노(櫓)를 넣고 배를 이끌어가는 조율과 시시때때 변하는 물살의 힘을 감각으로 조정하는 사공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고 여깁니다. 물의 성깔을 아는 자 진정한 사공이듯 매순간 그렇게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노력합니다.”
서양화가 박은숙 작가의 일성이다. 지난 2008년 가나아트스페이스 전시 때 호주 콜렉터가 작품을 구매했는데 전달하러간 작가의 아들에게 “작품이 너무 좋다. 훌륭한 어머니를 두셨다”라고 전해주어 너무나 큰 격려가 되었다고 했다. 2012년 “나의 그림을 보고 문학을 하시는 분께서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는 말씀을 전해 듣고 하나님 사랑을 공감하는 것에 큰 감화를 받았다”라고 전했다.
박은숙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선화랑, 가나아트스페이스, 인사아트센터 등에서 개인전을 25회 가졌고 450여회 단체전에 출품했다. 1978년 그로리치화랑에서 가진 첫 개인전 ‘근원’시리즈부터 90년대 보다 더 단순화된 현재기법형태가 점차 드러나는 작업 그리고 2000년대 ‘빛’이 들어오면서 화면은 풍성해진다.
그동안 기원, 환희, 찬양, 하모니시리즈를 발표해 오며 같은 형태로 발전, 변화, 새로움을 모색해 나아가며 하나님 은혜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작가는 1982년 발족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여성동문단체 ‘홍익여성화가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기전 ‘홍익루트’는 1년에 한번 씩 여는데 한국회화흐름을 반영한 작품경향을 띠기 때문에 주목받는 전시이기도 하다.
화업 45년을 돌아보며 느낀 감회를 청했다. “화가는 끝없는 탐구의 길 위에 서 있는 사람이다. 작가로서 나만의 색채를 갖는 것도 중요하고 내 시간의 흔적을 남길 수 있어서 좋다. 무엇보다 노력한 만큼의 모습이 작품으로 나온다는 것은 그 자체로 진실한 것이다.”
△권동철=인사이트코리아 2018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