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발자취(年代記)

[1986~2002년,동판화시리즈]서양화가 박동윤,한지작가 박동윤,한지화가 박동윤,ARTIST PARK DONG YOON,한지부조 박동윤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20. 4. 19. 20:13


 1990년대 논현동 작업실에서 박동윤 작가



자유로운 표현성 독자적 조형언어

 

판화라는 매체를 통해 엄격한 구성과 질서를 추구하였던 작가는 이러한 틀에서 벗어나고 있다. 새로운 주제 의식과 모티브의 조형적 변화로 자신의 시각을 이야기하고 솔직한 자신의 생각을 담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의 애정이 담긴 물건들에서 소재를 찾고, 단순화시킨 이미지 변형과 추상표현의 화면 구성으로 독자적 조형 언어를 확보하게 된다.

 

많은 시간과 인내, 그리고 장인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동판화이다. 그는 여기에 애착을 갖고 10여년 넘게 작업을 하여 왔으며, 이제 다시 작은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 빈화 속에 무엇보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시간의 흐름을 짐작하게 하는 흑갈색의 분위기와 정말 애정 어린 사랑스런 사물들의 형상과 이미지, 액션페인팅과 같은 자유로운 힘이 담긴 생동하는 표현성 등이다.

 


                     Affectionate Things 2001-X, Aquatint & Etching, 50×70, 2001



이제 우리는 박동윤의 작품에서 일상의 현실과 판화의 현실이 일치됨을 확인하게 된다. 과거 이미지의 극사실적 묘사로 환영(illusion) 작업에 몰두하였던 그는 일상과 먼 회화성에 집착하였던 것이다.

 

이것이 극사실 묘사에서 벗어나 <애정 어린 사물들)을 찾아 나서면서 재현, 그 자체보다 마음에 비쳐지는 이미지들을 그리게 되면서 자유로운 표현성을 획득하게 된 것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현실의 삶을 담은 우리의 것들, 엄격한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표현으로 변신한 근작 동판화에서 우리는 그의 독자적 조형언어를 발견하게 된다.

 

이제 변화된 그의 작품을 보면서 과거의 엄격한 구성과 묘사에서 벗어나 본능에 가까운 감각에 의존하는 자유로운 표현들, 여기서 우리는 판화의 영역을 더욱 넓혀 나가고, 작가의 성실함이 돋보이는 작품 앞에서 일상의 현실과 일치된 판화 예술의 현실을 비교하는 즐거움을 생각해 본다


유재길 | 홍익대 교수, 미술비평

 

정리=권동철, 2020419일 이코노믹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