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단면 최석운 작가에게 화면은 인간과 동물이 함께 하는 공간이다. 인간이 부재한 화면에는 오로지 동물만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가 즐겨 그리는 동물은 개와 돼지, 새 등이다. 늘상 그가 즐겨 구사하는 원형의 구도감 속에 인물이자 동물들은 간략하고 희화적으로 그려져 있다. 이전 직업들이 생활에서 부딪친 인간 군상들의 위선, 허구와 욕망 등을 예리하게 포착해 표현하는 한 켠에 동물을 등장시켜 그 메시지를 보조하는 편이었다면 최근에 와서 동물들의 등장은 그 자체로 하나의 풍경을 만들면서 인간 삶을 대신하는 존재로 위상의 변화를 겪고 있다. 인간에게서보다 동물에게서 그가 꿈꾸는 삶의 한 자락을 접하게 한다. 아울러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이 무표정한 인물들은 정면으로 쳐다보는 시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