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음악 인문학

화가 이승오(LEE SEUNG OH), 석굴암-종이작법으로 표현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5. 4. 3. 20:41

 

 

Layer-석굴암, Paper stack 162×131, 2014

 

 

 

‘Layer-석굴암은 덩어리로서의 감정으로 밀려온다. 어찌 보면 웃는 것 같고 무심한 것 같다가 위엄과 평온함을 동시에 머금은 매스(mass)로서의 어떠한 사이감정을 느끼게 한다. 머리에서 어깨로, 어깨에서 허리로 그리고 다리로 이어지고 있는 선()은 서양의 어떠한 조각과 비교할 수 없다.

 

작가는 차고 견고한 돌이 어떻게 저렇게 따스할 수 있을까. 종이와 흡사한 견고함을 지녔으나 매스표면의 조직들을 어떻게 종이로 담아낼까하는 것이 나의 고민이자 작업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불상(佛像)과 배경의 차이, 거리, 공간 그 사이에 흐르고 있는 공기 등을 과연 종이작법으로 표현이 가능할까하는 궁금증이 나로 하여금 창작의욕을 한층 더 높여주었다라고 토로했다.

 

종이재료가 가지고 있는 특수성은 때로는 작업의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붓을 사용하는 것 보다 어렵고 연장을 사용하는 것 보다 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독한 행위가 원력(願力)과 만난 것이다. 스스로 아름다운 작품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하고 우연함이 아니라 끈덕진 노력으로 그 염원의 행태를 만들었다. 이러한 작가의 노력은 석굴암을 제작했던 무명(無名) 석공의 불심(佛心)과 땀과 멍든 손가락의 노고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권동철, 경제월간 인사이트코리아 20154월호 기사